한류의 열풍이 뜨겁다. K-팝뿐만 아니라 음식·패션·비즈니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이 주목을 받고 있다. 여기에 크게 일조하고 있는 것이 각국의 한인 차세대들이다. 이들은 현지에서 나고 자라 현지 문화에 익숙하면서 동시에 한민족의 DNA를 가지고 있어 한국을 알리는 데도 열심이다. 해외문화홍보원 코리아넷과 연합뉴스는 각국에서 주류사회에 들어가 활약하면서 한국인의 위상을 높이고 나아가 한국과 거주국 간 가교 역할을 하는 차세대를 발굴해 소개하는 시리즈를 준비했다.
The intense global fervor for Hallyu (Korean Wave) has shone the spotlight on Korea not just for K-pop but other sectors such as food, fashion, and business. Major contributors to this phenomenon are individuals of Korean descent, who despite having their roots in Korea and spending a significant part of their lives there, energetically promote their motherland worldwide thanks to their Korean DNA. This series of interviews conducted by Korea.net, an affiliate of the Korean Cultural and Information Service, and Yonhap News features such figures who use their activities in the mainstream of their respective countries to elevate the status of Koreans and bridge the Land of the Morning Calm with their host nations.
“한식의 세계화가 계속 힘을 받으려면 재료의 국산화라는 기본에 충실해야 합니다.” “To maintain the momentum of the globalization of Korean food, we must stay true to the basics of localizing ingredients.”
미국조리사협회 총주방장 심사위원으로 뉴욕과 뉴저지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김한송 셰프(40)는 음식을 만드는 것만큼 식재료나 식문화가 가진 역사를 알리는 데도 열심이다.
Chef Kim Han-song, 40, a certified examiner of the American Culinary Federation (ACF), runs Korean restaurants in New York and New Jersey. He is as passionate about sharing the history of ingredients and food culture as he is about making food.
그는 6일 코리아넷과 연합뉴스가 공동으로 진행한 인터뷰에서 “똑같은 방식으로 김치를 담가도 배추나 고추·마늘을 달리하면 맛도 달라진다. 특히 원산지가 다르면 차이는 더 벌어지기 마련이기에 한식은 우리 것으로 만들어야 제맛을 낼 수 있다”며 재료 선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In a Dec. 6 joint interview with Korea.net and Yonhap News, he stressed the importance of choosing the proper ingredients. “Even if you make kimchi under the same method, the taste will differ depending on the cabbage, pepper, and garlic used,” he said. “Differences will widen if the country of origin isn’t the same, so Korean food can truly shine only if made with our ingredients.”
국내 20여개 전통 요리 경연대회에서 수상을 했고, 음식과 식문화에 관한 7권의 책을 낸 그는 한때 잘나가는 스타셰프였다. 요리 전문 채널 올리브TV의 ‘테이스티 로드2’를 진행했고 LG 휴대전화 오즈 CF에 출연하는 등 20대 후반에 이미 공인이 된 그는 새로운 도전을 위해 2011년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Winning more than 20 Hansik (traditional food) cooking competitions in Korea and authoring seven books on food and food culture, Kim was a star chef in Korea. As a celebrity in his late 20s, he hosted Olive TV’s show “Tasty Road 2” and appeared in the LG Electronics’ mobile phone Oz commercial, but decided to study in the U.S. 2011 in to take on a new challenge.
로드아일랜드주 존슨앤드웨일스대 대학원에서 요리·호텔·식당 경영 전반을 공부하는 호스피텔러티 석사 과정을 마치고, 한국인 최초로 북미에서 가장 오래되고 공신력 있는 미국조리사협회의 총주방장(CEC) 및 총주방장 심사위원(ACE) 타이틀까지 획득했다.
After completing a master’s degree in hospitality at Johnson & Wales University in Rhode Island, where he studied general culinary, hotel, and restaurant management, he became the first Korean to earn the designation of certified executive chef and approved certified evaluator from the ACF, North America’s oldest and most respected culinary organization.
그가 요리인으로서 보장된 미래를 포기하면서까지 미국에서 이루려 했던 것은 바로 한식의 전파였다. His goal in the U.S., at the cost of giving up a guaranteed future in Korea as a chef, was to spread Korean cuisine.
십여년이 지난 지금 김 셰프는 세상 온갖 맛들이 경쟁하는 미식의 각축장 뉴욕 맨해튼에서도 핫스폿으로 손꼽히는 한식 도시락 전문점 ‘핸썸라이스’의 오너가 됐다. 뉴저지에서는 서울 프라이드치킨도 운영한다.
Over a decade since he moved to the U.S., Kim runs Handsome Rice, a dosirak (packed meal) hot spot in Manhattan, where all of the world’s flavors compete, and Seoul Fried Chicken in New Jersey.
2018년 문을 연 핸썸라이스는 뉴욕타임스·폭스뉴스가 손꼽은 맨해튼 3대 점심 식당으로 지정되며 미국 전역에 소개됐다. 이후 한 달 반 동안은 가게 앞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대기 인원으로 문전성시를 이뤘다고 한다. 따뜻한 밥에 불고기·갈비·제육 등과 나물 등 채소를 곁들인 한식의 안락함을 도시락 형태로 많은 뉴요커들에게 전하겠다는 그의 목표가 성공한 것이다.
Opened in 2018, Handsome Rice was named one of the top three lunch spots in Manhattan by The New York Times and Fox News and spread throughout the U.S. For the following 1 1/2 months, the store was said to have had customers lining up from morning to night as Kim achieved his goal of delivering the comfort of Korean food, with its warm white rice, bulgogi (marinated grilled beef), galbi (grilled ribs), jaeyuk bokeum (stir-fried spicy pork) and namul (seasoned herbs) to the Big Apple through packed meals.
한식 열풍의 수혜가 한국 농부들에게 갈 수 있는 구조가 되어야 진정한 한식의 세계화에 성공할 수 있다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다음은 김 셰프와의 일문일답. The following are excerpts from the interview, in which the chef discusses how the globalization of Korean food can truly succeed only if the Hansik craze also benefits Korean farmers.
– 한식당 운영뿐만 아니라 한식 홍보 등 외부 활동에도 열심인 이유는? What drives you to promote Korean cuisine as well as run Korean restaurants?
내가 가장 잘 만들 수 있는 건 ‘한국 음식’이었는데 이왕이면 한국의 식문화도 알리고 싶었다. 음식을 단순히 먹는 것만이 아닌, 눈과 귀로 즐기고 더불어 한국 문화로까지 확장해 선보이면 그 음식을 더 친숙하게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요리사가 사업적으로 성공을 거두는 것도 훌륭한 일이다. 다만 나는 살면서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해외에서 한국 요리사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당당하게 활동할 때 더 빛이 난다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이 내가 더 열심히 활동하는 동기인 것 같다.
I was best at making Korean food, so I wanted to share both the experience and culture. Not just eating it, but enjoying it with your eyes and ears and presenting Korean culture make it feel more familiar. It’s great for a chef to succeed in business, but I think there are some things more important than money. I feel that proudly working as a Korean chef abroad shines my light brighter. This is what motivates me to work harder.
– 한식을 활용해 미국 공립학교의 급식을 개선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한다는데? Describe your project for improving public school lunches in the U.S. using Hansik.
미국 사람들의 입맛에 잘 맞고 영양학적으로도 우수해 건강에도 좋은 한식 메뉴로 구성된 급식을 소개하는 ‘K-푸드 레볼루션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한식의 매력은 무한하다. 그 중에서도 모든 인종이 살고 있는 미국에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채식 메뉴’에 초점을 맞춘 급식을 개발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건강하고 맛있는 나물, 과일, 곡류 등을 활용해 쌈밥, 비건 잡채, 두부, 견과류 등이 들어간 식단을 제공한다. 인스턴트 위주에 비만을 불러오는 급식이 난무하는 공립학교가 대상으로 건강도 챙기면서 청소년들에게 한식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서다. 우선 뉴욕과 뉴저지주의 상·하원, 시의원 및 시민·학부모 단체 등 다양한 협의체와 협정을 맺어 시범학교 운영부터 시작해 전국 캠페인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We promote the K-Food Revolution Project, which introduces school lunches comprising Korean dishes that match American tastes and are nutritious and healthy. The appeal of Korean food is endless. In the U.S., where people of all ethnic backgrounds live, we’re developing meals focused on “vegetarian foods” that anyone can enjoy. Specifically, our menu features healthy and delicious namul, fruit, and grain to provide meals such as ssambap (vegetable wraps), vegan japchae (stir-fried glass noodles), tofu, and nuts.
The goal is to instill at public schools, which are often overrun with instant and obesity-causing lunches, a positive image of Korean food in youth while improving their health. We will start with programs at pilot schools by signing agreements with consultative bodies like the Senate and House of Representatives of both New York and New Jersey, city and local councils, and civic and parent organizations, with the eventual goal of expanding into a nationwide campaign.
– 최근 발간한 ‘뉴욕을 먹다’에서 음식은 식재료와 식문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는데? 특별히 꼽는 한국의 식재료나 식문화는? Your recent publication “Eating New York” stresses the importance of ingredients and food culture. Name your favorite Korean ingredients and food culture.
요리사는 음식을 잘 만드는 것 못지않게 식재료나 식문화에 대한 이해가 깊어야 한다. 식재료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으면 어떻게 조리해야 할지 자연스럽게 체득되기 때문이다. 나는 한국의 나물 종류를 정말 사랑한다. 산이 깊고 물이 깨끗한 곳에서 자란 한국의 나물은 전 세계 어디를 찾아봐도 구하기 힘든 것들이다. 한국 나물은 다문화 다인종 국가인 미국에서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채식 메뉴이고, 염도에 민감한 미국인들에게 거부감 없이 선보일 수 있는 한국의 식재료이자 식문화이다.
A chef needs a deep understanding of ingredients and food culture as much as culinary skills. This is because proper understanding of ingredients naturally leads to learning how to cook with them. I love Korean herbs, which are hard to find elsewhere worldwide because they grow deep in mountains and fresh water. In the U.S., a multicultural and multiracial country, Korean herbs are a vegetarian option everyone can enjoy and part of Korean food and culture appealing without objection by salt content-conscious Americans.
– 한류에 힘입은 K-푸드 세계화에서 가장 중시해야 할 점은? What is the most important part of Korean food’s globalization under the Hallyu craze?
최근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한국 음식에 대한 반응은 정말 뜨겁다. 한식 세계화도 이제는 어느 정도 괘도에 올랐다. 단순히 알리는 것에만 집중해서는 안 된다. 한식이 세계인에게 꾸준히 사랑받기 위해서는 K-푸드 열풍의 혜택을 식재료를 생산하는 농부나 식품기업이 제일 먼저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한국에서 생산된 식재료나 식품의 해외 진출을 돕는 인프라가 구축되어야 한다.
The response to Korean food has recently been exceptionally hot not only in the U.S. but globally. The globalization of Korean food has reached a certain point. We shouldn’t just focus on promotion. For people worldwide to keep loving Korean food, Korea’s farmers and food companies making the ingredients should be the first to benefit from the Hansik craze. To this end, we need to set up infrastructure to support the overseas advancement of ingredients and food products made in Korea.
–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What is your most important value in life?
나눔이다. 요리를 통한 사회활동가가 되는 것이 꿈이다. 미국의 호세 안드레스 셰프는 월드 센트럴 키친(World Central Kitchen) 이라는 구호단체를 만들어 우크라이나 전쟁, 아이티 지진과 같은 분쟁·재해가 발생할 때마다 자선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이 단체는 정치적으로 얽매이지 않고 어려운 이를 돕는 데에만 집한다. 안드레스 셰프의 영향력이 커서 그가 구호 현장에 가면 수많은 글로벌 식품 기업이 후원한다. 나도 한국 요리사로서 한국 음식을 활용해 구호단체를 만들어 보는 것이 먼 훗날의 꿈이다.
Sharing. My dream is to become a social activist through cooking. Spanish-American chef Jose Andres founded World Central Kitchen, a relief organization that provides charity in the event of conflict or disaster such as the war in Ukraine or the earthquake in Haiti. The group is non-political and focused only on helping those in need. Chef Andres is so influential that when he visits relief sites, many global food companies sponsor his activities. As a Korean chef, my dream in the distant future is to launch a relief organization using Korean food.
– 공립학교 한식 급식을 위해 앞으로 구상하는 것이 있다면? How will you improve public school lunches in the U.S. through Korean food?
공립학교 급식 개선 프로젝트를 전 세계의 더 많은 학교에 알리고 싶다. 이를 위해 프로젝트 진행을 넷플릭스 등 인터넷 기반 방송 채널의 프로그램으로 제작해 알리는 걸 추진하고 있다. 프로젝트 성사를 위해 관련된 많은 이들과 협업을 모색하고 있다. 우선은 미국에서만 기획 중이지만 이후 전 세계를 돌아가며 급식 개선에 앞장서려고 한다.
I seek to advance my project to improve lunches at public schools in the world. For this, I am promoting progress in the venture through programs airing on internet-based platforms like Netflix. I also want to collaborate with many people to make this initiative a reality. While my initial focus is on the U.S., I plan to take the lead in improving school meals worldwide.
서울 = 유연경 코리아넷 기자 dusrud21@korea.kr, 강성철 연합뉴스 기자
사진 = 김한송
By Yoo Yeon Gyeong of Korea.net and Kang Sung-Chul of Yonhap News, dusrud21@korea.kr
Photos = Kim Han-song